Last Exodus Alternate 4막 10화(최종화) -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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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4년 7월 15일, 브락시스 지표면, 사이오닉 분열기 내부
나비에 : ...테란은 참으로 한심하다. 애초에 살려둘 가치조차 없는 구제불능의 존재들이지. 창조주가 베푼 숭고한 은혜도 저버린 채, 자신들이 빚어낸 피조물에게조차 어떠한 모범도 되지 못한 실패작들.
스투코프 : 뭐라고...?
나비에 : 너희를 빚어낸 우리의 긍지 높은 동족들은 너희에게 생명의 열매를 하사했다. 허나 너희 테란은 저열하게도 그 기적을 스스로 썩어 문드러지도록 방치했지. 게다가 너희가 오만하게 창조해낸 피조물이 너희 자신을 뛰어넘어 반기를 드는 것조차 통제하지 못했다. 얼마나 끔찍한 무능인가?
스투코프 : 네놈들 입으로 할 소리냐? 피조물인 우릴 벌레 취급하며 몰살하려 든 폭군 주제에, 이제 와서 자애로운 부모 행세라도 하겠다는 건가!
나비에 : (평정을 잃고 격분하며)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스투코프 : ............!! (순간 놀라며) 뭐...?
나비에 : 아에트나도, 밀라도... 처음엔 아담과 이브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그들의 후손이 타락하여 대죄를 범했을 때조차, 우리는 그리스도를 보내어 그들을 구원하고자 손을 내밀었지. 그 후에도 아에트나는 너희를 포기하지 못했다. 타락한 에르데 티레네를 통째로 불태워 재로 만드는 대신, 살려둘 가치가 있는 피조물들만을 품고 신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생태계를 리셋하는 뼈아픈 선택을 했을 뿐이다.
빅토리아 : 당신의 논리는 모순투성이입니다. 자식이 죄를 저지르더라도 끝까지 사랑으로 품고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부모의 자세입니다. '돌아온 탕아'의 비유도 결국 그런 자애를 말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저는 과거엔 인간이었고, 지금은 인간의 피조물이 된 자로서... 당신들의 그 가혹한 잣대를 결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나비에 : 주제넘게 기어오르지 마라, 휴머기어. 자식이 부모의 등에 칼을 꽂고 낙원을 불태우려 드는데도,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무능하게 자비만을 베풀어야 한단 말이냐? 우리는 이 우주라는 거대한 정원을 가꾸는 어머니들이자, 절대적인 신이다. 너희 테란의 그 끔찍한 폭력성이 우주로 퍼져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잉태할 것은 자명한 이치였다.
빅토리아 : 그게 무슨-
나비에 : 수천 년 만에 눈을 뜬 밀라를 찾아가, 오만방자하게도 영생을 내놓으라며 구걸하고 협박했던 그 피터 웨이랜드의 탐욕이 바로 그 명백한 증거이지 않느냐!
스투코프 : 뭐라고...? 그 남자가... 너희에게 그런 요구를 했단 말인가...?
나비에 : 우리 제국이 너희의 벌레 같은 움직임을 모를 거라 생각했나? 너희의 신들이 그저 무능하게 잠들어만 있을 거라 착각했나? 우리는 너희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저 변방의 먼지 같은 일이라 여겨 한동안 관여하지 않았을 뿐.
스투코프 : .......................
나비에 : 허나 너희는 어머니를 배반한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의 신성한 창조물을 도둑질했다! 그 훔친 검은 불꽃으로 저그라는 괴물을 빚어냈고, 너희의 통제도 멋어난 휴머기어를 우주에 풀어놓았지. 우리가 지금 행하는 것은 잔혹한 학살이 아니다. 선을 넘은 피조물에게 내리는 당연한 신벌이자 심판일 뿐이다.
빅토리아 : ........................-
나비에 : ...자, 변명은 끝났다. 이제 곧 있으면 이 기계는 우리 모두를 휩쓸며 폭발할 것이다. 어떻게 하겠느냐? 살기 위해 발버둥 쳐보겠느냐? ...나는 이미, 창조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꺼이 재가 될 각오가 되어 있다.
황룡 - "제독님!! 안 됩니다, 이제 너무 위험합니다...!! 이대로라면 사이오닉 분열기가 임계점을 넘어서, 지표면의 모든 것들이 잿더미로 변하고 말 겁니다! 당장 거기서 탈출하십시오! 외부에서 폭격으로 분열기 자체를 파괴해야 합니다!!"
스투코프 : 아직이네... 중위...!! 이 분열기가 저 빌어먹을 벌레들을 쓸어버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야... 여기까지 와서 내 손으로 그걸 부숴버릴 수는 없다네!
황룡 - "하지만...!!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분열기를 파괴하지 않으면 제독님은 물론이고 이 행성의 아군이 전부 다 증발할 거라고요...!"
스투코프 : 알겠네, 중위... 정 그렇다면, 외부에서 분열기를 일격에 파괴할 궤도 폭격을 준비하게. 내가 이 안에서 파동을 되돌려보려 하겠지만... 정 안 될 것 같으면, 자네에게 즉각 파괴하라는 신호를 보내겠네.
황룡 - "네?! 아, 안 됩니다...!! 그러면 제독님도 분열기랑 같이 폭발에 휘말려서-"
스투코프 : 우리 모두가 덧없이 사라지는 것보단 낫잖는가!! 나는 괜찮네... 어서 하라고, 황룡 중위! 내가 이 망할 기계를 복구하지 못한다면, 지체 없이 파괴를 지시하겠네.
황룡 - "큭...!! 씨발... 알겠습니다...!!"
빅토리아 : 알렉세이 스투코프 제독. 당신의 전 부하이자... 제 생전 인격인 '비샤'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논리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너무 무모한 시도입니다. 이대로라면 이 행성의 모두가 죽거나, 못해도 여기에 있는 저희 둘은 확실하게 죽습니다.
스투코프 : 약한 소리 하지 말게. 내가 알던 '비샤'라면... 절대 그런 패배주의적인 소리를 하진 않았을 거다.
빅토리아 : ......네?
스투코프 : 어차피 우리가 살겠다고 여기서 분열기를 부수고 도망치면, 저년의 수하들이 다시 밀고 들어와 브락시스를 정복하고 말겠지. 그렇게 앉아서 당할 바에야... 차라리 우리 목숨을 걸고 여기서 한 번 피 터지게 싸워보는 게 낫지 않겠나!
빅토리아 : .......................-
나비에 : ...내가 왜 지금까지 가만히 서서 너희의 그 눈물겨운 삼류 연극을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하나?
스투코프 : 하, 무슨 속셈이지?
나비에 : 내 입장에선 그저 시간만 끌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지... 곧 사이오닉 분열기가 폭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와 네 부하들도, 나와 내 부하들도, 전부 평등하게 소멸하겠지. 발버둥 쳐보아라.
스투코프 : ...그렇다면 폭발하기 전에 네년을 찢어 죽이고 분열기를 탈환하면 그만이다!! (체인소 건을 난사한다)
나비에 : 미개하군. (빠르게 피하고 지팡이로 광선을 날린다)
스투코프 : 크으으으으으윽...?!
빅토리아 : 하아-!! (사이오닉 채찍을 날린다)
나비에 : (채찍을 손으로 잡는다) 벌레치고는 제법이구나.
빅토리아 : 죽일 수 없다면... 당신을 붙잡고 함께 이 폭심지에서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겠군요...!!
나비에 : 웃기지 마라. 너희 따위가 감히 나를 이끌 수 있을 것 같으냐?
빅토리아 : 하아앗! (잡아당긴다)
나비에 : (순순히 당겨지는 척하며 빅토리아의 코앞까지 미끄러져 오더니, 자비 없는 발차기로 그녀의 복부를 강타한다.)
빅토리아 : 큭...?!
나비에 :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들고 있던 지팡이의 끝에서 날카로운 사이오닉 검을 뽑아내어 거대한 반월 형태의 참격을 날려버린다.)
스투코프, 빅토리아 : 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비에 : ...소용없는 짓이다. 너희의 시간은 끝났다.
스투코프 : 받아라-!! (체인소 건을 휘두른다)
나비에 : (지팡이로 받아치며) 에르데 티레네는 한때 눈부신 푸른빛이었다. 아케론 이상의 가능성으로 가득 찬 완벽한 낙원이었지. 하지만 너희는 감사한 줄도 모르고, 너희에게 부여된 생득의 영광을 스스로 진흙탕에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행성들에까지 도달해, 똑같이 역겨운 방식으로 자원을 고갈시키고 병들게 하고 있지.
빅토리아 : (사이오닉 채찍을 휘두르며) 하아아아아아!!
나비에 : 너희 휴머기어들도 똑같다! (스투코프를 내치며 엔트로피 폭풍을 날린다)
빅토리아 : 크으으으으으으읏...?!
스투코프 : (빅토리아를 잡고 피한다) 이리 와라...!!
나비에 : 우리 젤나가들은 한때 이 은하 전체를 직접 지배하고 가꾸었다. 하지만 우리는 큰 실패를 겪었고, 결국 '에테르 구역'이라는 직경 4천광년의 작은 영역만을 우리만의 성지로 삼아 은둔해왔다. ...그런데, 너희 테란은 에르데 티레네 주변부 2500광년 일대를 개척하고도 성에 차지 않더군. 기어코 6만광년을 넘어... 너희가 지금은 '코프룰루 구역'과 '게헨나 구역'이라 부르는 우리의 옛 앞마당까지 탐욕스러운 발을 들이밀었지.
스투코프 : 코프룰루와 게헨나... 지금은 휴머기어와 저그가 판을 치는 그곳들이... 원래 너희 땅이었단 말인가...!!
빅토리아 : 장황하게 떠들면서 시간을 끌 셈입니까.
나비에 : 아, 기다림은 지루하거든! 그저, 이 기계가 폭발해 다 같이 죽기 전에 내 속에 쌓인 말을 한바탕 쏟아내고 싶었을 뿐이다! (양손으로 에너지 구체를 난사한다)
빅토리아 : 크으으으으으으윽...!! (피하고 총을 난사한다)
나비에 : (총탄을 불태우며) 천하를 뚫는다는 조륨 탄환도, 내 피부에 닿기 전에 소멸시키면 그만이다!
스투코프 :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총을 난사한다)
나비에 : 소용없다고 했을 텐데! (사이오닉 충격파를 난사한다)
스투코프 : 크흐어어어어어어억...?!
나비에 : 하아! (참격을 날린다)
빅토리아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비에 : ...우리는 우리의 낙원에서 그토록 만족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대체 너희의 그 역겨운 탐욕은, 어째서 멈출 줄을 모르는 것이냐?
스투코프 : 꼬우면... 처음부터 우리 테란도 너희 젤나가처럼 완벽하게 창조했어야지. (웃음)
나비에 : 우리보다 한참이나 약하고 미천하게 태어난 주제에, 창조주인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 드는 너희의 그 태도야말로 오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빅토리아 : '생육하고, 번성하라'... 당신들이 인류에게 그렇게 명하지 않았습니까-!!
나비에 : .......................!!
빅토리아 : 인류는 그저 당신들의 말에 충실하게 따랐을 뿐입니다. 이 잔혹한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 그리고... 더 강해지기 위해!!
스투코프 : 우리 인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저그도, 휴머기어도 마찬가지다. 너희 젤나가에게 묻지. 너희도 이번 전쟁으로 수많은 동족의 피를 흘렸다. 이미 승산이 희박해졌음에도, 어째서 이런 동반 자폭까지 불사하며 끝까지 우리와 싸우려 드는 거지?
빅토리아 : ...혹시, 두려운 것 아닙니까.
나비에 : 뭐라고...?
빅토리아 : 피조물이... 당신들 창조주를 아득히 능가해버리는 게, 두려운 겁니까.
스투코프 : 그렇다면 정말 미안하게 됐군. 우리의 그 끔찍한 폭력성과 끝없는 성장을 하늘에서 똑똑히 지켜봤다면... 언젠가 우리가 너희마저 찢어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을 테니.
나비에 : 아, 아니야... 시끄럽다! 닥쳐라!!
스투코프 : 피터 웨이랜드를 포함해... 우리 동족이 너희 창조주들에게 벌인 그 모든 무례한 짓에 대해... 인류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사죄하지. (고개를 숙인다)
나비에 : 아, 아냐... 아냐...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빅토리아 : 당신들의 그 평화로운 잠을 깨워 이렇게 두려움에 떨게 만든 것에 대해, 저희도 깊은 도의적인 유감을 표합니다.
나비에 : 아냐... 아냐... 닥쳐어어어어어어-!!!!
스투코프, 빅토리아 : ..............................-
나비에 : ...우리 젤나가들은 영원에 가까운 아득한 시간을 살아간다. 너희 필멸자들은 결코 그럴 수가 없는데... 어째서... 어째서 아직도 그렇게 두 발로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거지?
스투코프 : ............ (고개를 끄덕인다.)
나비에 : 어째서... 너희는 두렵지 않은 거냐? 고작 100년도 안 되는 그 짧은 수명 속에서, 병들고 늙어간다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거냐? 아무리 강인한 육체와 무기를 쥐고 있어도... 결국 오늘처럼 비참하게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그 끝없는 공포가... 진정 두렵지 않단 말이냐?!
빅토리아 : ...................!!
나비에 : 아직... 아직 내 인생은 6천년이나 넘게 남았는데...! 나는... 나는 어째서...!!
스투코프 : ................- (헬멧을 벗고 다가간다.)
빅토리아 : 스투코프 제독...?! 장갑을 해제하시면 위험합니다!
나비에 : ................!! 가까이 오지 마라! 내게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스투코프 : ...후우. (총을 내려놓는다)
나비에 : .........?!
황룡 - "제, 제독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개리 - "미쳤어?! 지금 당장 쏴버려도 모자랄 판에 무기를 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나비에 : 대체, 왜...

스투코프 : ...이렇게 무기를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당신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
나비에 : 대화...?

스투코프 : 그래. 왜냐하면, 그 잘난 창조주니 뭐니 하는 당신도... 결국 죽음 앞에서 떨고 있는 우리 필멸자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걸 알았으니까.
나비에 : 그렇지 않아...!!

스투코프 : 그치만, 지금 미치도록 무섭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건 당신의 가슴 속에도 우리와 똑같은 '마음'이 고동치고 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나비에 : ....ㅇ, 아아... (지팡이를 떨어뜨린다)
빅토리아 : ...제독, 님...-
나비에 : ...너는 방금 전까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압도적인 신들, 심지어 우리의 정점인 신관 헤르미온느 앞에서도 너는 기세를 잃지 않고 당당했지. ...정말 두려운 생각이 단 한 순간도 들지 않았던 거냐?

스투코프 : 아니, 두렵지. 당장 당신 앞에 맨몸으로 서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뼈가 시리도록 두렵다. 하지만... 괜찮다. 비록 우리에겐 너희처럼 뇌를 강제로 연결하는 거창한 '칼라' 따위는 없더라도... 우리 인류의 곁에는, 공포를 딛고 서로의 등을 맡기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와 '전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 그것은 우리 휴머기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기계지만, 연대하는 법을 배웠으니까요.
황룡 - "하, 씨... 제독님 진짜..."
개리 - "...진짜 못 말리는 양반이라니까."

스투코프 : 나비에라고 했나? (손을 내밀며) 난 그저 필멸의 한계 속에서도 매사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인류를 향한 사명과, 다른 종족과 맺은 이 깊은 유대감을 기억하면서 말이지.
나비에 : ...우리는... 그 신성한 '칼라'로 모든 정신이 하나가 되었음에도, 끊임없이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했다. 칼라는 우리를 하나로 만든 게 아니라, 그저 억지로 싸우지 못하게 옥죄는 거대한 사슬이었을 뿐. ...그런데 너희는... 그런 억지스러운 장치 하나 없이도, 그저 서로의 마음만으로 힘을 합칠 수 있단 말이냐?

스투코프 : 그래. 비록 세상 모든 필멸자가 완벽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믿고 있다. 그 정도로 알아두라고.
그때... 엄청난 파동이 일어난다.
나비에 : 크, 으으으으읏... 윽...?!

스투코프 : 왜, 왜 그러지... 갑자기 무슨 일이냐...!!
MARIA - "경고. 삐빅- 사이오닉 분열기의 출력 제어 불가. 임계치 돌파. 코어 노심용융 발생. 경고, 경ㄱ... 찌직-!!"
빅토리아 : 이럴 수가... 너무 늦었습니다! 역설정된 자폭 시퀀스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나비에 : 아, 아아아아...-
황룡 - "제, 제독님?! 이런 씨발... 제독님!! 당장 거기서 나오십시오!!"
개리 - "어쩌지?! 저대로 놔두면 반경 수천 킬로미터가 증발해버릴 거야!! 브락시스 전체가 끝장난다고!!"

스투코프 : 빌어먹을... 하는 수 없군. 어이, 황룡 중위. 지금 당장 사이오닉 분열기ㄹ-
나비에 : ...내게 마지막 부탁이 있다, 테란.
빅토리아 : ............?!
나비에 : 내가... 여기서 내 남은 모든 생명력을 쥐어짜내어, 이 사이오닉 분열기의 폭주를 최대한 억누르고 지연시키겠다. 그러니 너희는 당장 여기서 탈출해서... 안전거리를 확보한 뒤 이 분열기를 완전히 파괴해다오.

스투코프 : 무슨 소리냐! 그렇게 폭주하는 에너지를 맨몸으로 막아냈다간... 방어막도 없는 당신이 제일 먼저 찢겨나갈 거다!! 방금 전까지 6천년의 삶이 아깝다고, 살고 싶다고 절규하지 않았나!!
나비에 : 이대로 두면 이 브락시스에 있는 너희의 전우들도, 나의 동족들도... 모든 생명이 잿더미로 사라지고 말 거다. 지금 너희가 궤도 폭격을 지시하고 대피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해. 누군가는 막아야만 한다.

스투코프 : ...하지만...
나비에 : ...이 찰나의 순간에 '마음'이라는 기적을 배운... 한 여자의 마지막 소원이다. 부디 부탁하마.
빅토리아 : ...당신...-
나비에 : 그리고... 밖에서 싸우고 있는 내 부하들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저 오만한 어미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지. 그들에겐 내가 칼라를 통해 당장 철수하라고 유언을 남겨둘테니... 스투코프, 부디 망설이지 말고 이 분열기와 함께 나를 묻어다오.

스투코프 : .............알았다. 당신의 그 고결한 희생을, 우리 인류는 결코 잊지 않겠네.
나비에 :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강력한 사이오닉으로 분열기 전체를 감싼다)
- 잠시 후...
젤나가 함대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기수를 돌려 질서 정연하게 궤도 밖으로 철수하기 시작한다. 전장에는 더 이상 포성이 울리지 않는다.
그 중심에서, 폭주를 멈춘 채 나비에의 숭고한 생명력이 담긴 영롱하고 아름다운 황금빛 광막에 겹겹이 휩싸인 사이오닉 분열기만이 고요히 빛나고 있다.
스투코프, 빅토리아 : ....................-
황룡 : (급히 강하한다) 제독님, 제독님...!! 무사하십니까?! 제독님...!!
개리 : 자, 잠깐... 야! 다들 멈춰! 저 여자는...!!
나비에 : (반투명해진 육신으로, 사이오닉 분열기 입구에 성녀처럼 고요히 서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코어와 동화되어 서서히 빛의 입자로 부서져 내리고 있다.)
개리 : 저 씨발... 저년이 또 무슨 수작을-!!
나비에 : ...이럴 때, 너희의 언어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황룡 : 저, 저 여자 대체 뭘 하려는 거야...? 기운이 아까랑은 완전히 달라...
나비에 : (지팡이를 건네며) ...미안하다.
개리 : ...ㅇ, 어어... 어? 야... 너... (지팡이를 받으며 당황한다)
나비에 : (개리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지막 작별을 고하듯 스투코프와 빅토리아를 향해 눈짓한다.)

스투코프 : ............ (고개를 끄덕인다.)
나비에 : (빛의 입자가 되어가는 입술로 작게 속삭인다) ...고맙다.
그녀가 다시 분열기의 타오르는 광휘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자, 거대한 폭발음 대신 마치 찬송가 같은 은은한 공명음이 전장에 울려 퍼진다.
나비에의 모습은 사이오닉 분열기의 아름다운 황금빛 광채와 하나가 되어,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서서히... 그리고 고결하게 소멸해간다.
스투코프, 빅토리아, 황룡, 개리 : ...................-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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