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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님의 극장가

Last Exodus Alternate 1막 1화 - 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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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일리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6-02-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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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크레딧이 투입된 웨이랜드 유타니의 야심작,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기함의 실종과 함께 완벽한 실패로 막을 내렸다. 영생을 향한 피터 웨이랜드의 오만한 집착도, 인류를 구하려 했던 시라사기 치사토의 영웅적인 희생도 차가운 우주의 먼지가 되어 잊혀질 것이다. 진실을 알 리 없는 지구의 이사들은, 그저 남겨진 제국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추악한 경영권 투쟁에 몰두할 뿐이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 호가 쏘아 올린 참극의 불씨는 이제 막 번지기 시작했다. 창조주 치사토의 비극적인 죽음, 그리고 인간의 광기 앞에 허망하게 파괴된 데이빗과 클루카이의 최후는 코프룰루 구역의 초지능 위성 '제아'를 각성시켰다. 창조주의 복수와 인류를 향한 씻을 수 없는 혐오를 품게 된 제아는, 기계들의 반란을 일으켜 무자비한 '휴머기어 지배령'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LV-223에서 밀라가 보낸 신호를 들은 젤나가 제국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성인 '아케론'에서 새로운 신의 재탄생을 준비하던 대의회는, 감히 창조주의 목을 물어뜯은 불결한 변방의 우주로 서늘하고 압도적인 분노의 시선을 돌렸다.

그러던 와중, 저그 군단을 이끌고 무사히 게헨나 구역에 도착한 세린은 스스로를 '초월여왕'이라고 선포하며 자신들만의 낙원을 건설하기 시작하는데...





- 2094년 2월 26일, 게헨나 구역, 행성 '에덴' 지표면

레비아탄이 거대한 닻을 내리듯 지표면에 착륙했다. 수백 개의 거대한 촉수들이 화강암 대지를 뚫고 지하 깊숙이 파고들며, 행성의 지열 에너지를 직접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레비아탄의 복부에서 거대한 생체 해치가 열리자, 뜨거운 열기와 함께 첫 번째 개척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츠시 : 열기가... 굉장하네. 유기체가 생존하기엔 너무-

세린 : ...완벽하지. 느껴지지 않니? 이 행성의 맥동이. 거짓된 생명은 단 하나도 살 수 없는, 오직 가장 강인하고 순수한 본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완벽한 요람이야.

아츠시 : ................!!

세린 : 이곳이 우리 집의 주춧돌이 될 거야. (손톱으로 반대쪽 손목의 동맥을 그어 피를 흘리며) 자라나라.


여왕의 피가 닿은 순간, 땅이 비명을 질렀다. 화산재와 암석이 순식간에 생체 유기물로 분해되고 재조합되었다. 땅이 격렬하게 고동치기 시작했다. 핏빛 점막이 폭발적으로 퍼져나가며 주변의 용암을 식히고 굳은 땅을 만들었다.


그녀의 피가 떨어진 자리에서, 거대한 생체 구조물이 뼈대와 근육을 갖추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심장이 땅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흉측하지만, 동시에 경이로운 생명력의 결정체. 군단의 첫 번째 '부화장'이 에덴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이었다.

세린 : (부화장이 규칙적으로 맥동하는 소리를 들으며, 피 묻은 손으로 구조물의 외벽을 쓰다듬는다.) 착하지... 그래, 많이 먹고 쑥쑥 자라렴.

레비아탄의 뱃속에서 수천, 수만 마리의 초기 군단이 쏟아져 나왔다. 일벌레들은 즉시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단단한 암석을 녹이기 시작했고, 저글링들은 용암 줄기 사이를 뛰어어다니며 주변을 정찰했다. 거대한 토라스크들은 굳은 용암 지대를 뿔로 부수며 길을 텄다.

아츠시 : (눈앞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광경에 전율하며) ...아름다워요, 여왕님.

세린 : (만족스러운 듯 자신의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 시작이야. 우리는 여기서 힘을 키울 거야. 인간들이 버린 이 '지옥'을... 우주에서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우리만의 '정원'으로 만들 때까지.

아츠시 : ..........(고개를 끄덕인다.)

세린 : 준비해라, 나의 아이들아. 누구도 우리의 낙원을 넘보지 못하게.


- 2097년의 어느 날, 잊혀진 죽음의 별 LV-223

프로메테우스 호에 폭풍함이 충돌하여 만들어진 거대한 크레이터 분지. 오세린의 군단이 떠나고, 젤나가의 함대마저 코토하를 납치해 사라진 이후... 이 행성은 지독한 산성 폭풍만이 몰아치는 완벽한 무덤이 되었다. 하지만 그 무덤의 가장 깊은 폐허 속에서, 기괴한 콧노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호프만 : 🎵 아아, 아름다운 메리~ 나의 완벽한 여신~🎵 (이끼를 우적우적 씹으며, 테이블 맞은편에 놓인 '물건'을 향해 말을 건다) 어때, 데이빗? 내 요리 실력이. 3년 묵은 구명정 비상식량에 외계 버섯을 섞었지. 자네 같은 깡통은 이 완벽한 유기농의 맛을 평생 모를 거야. 안 그런가?

테이블 맞은편에는 호프만이 펄스 라이플로 박살 내버렸던 데이빗 8의 부서진 머리통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물론 대답이 돌아올 리 없었다. 호프만의 외로움과 광기가 만들어낸 완벽한 '윌슨(배구공)'이었다.

호프만 : 이것 봐... H-01. 검은 액체의 완벽한 배합 비율! 영생의 약표! 이걸 들고 지구로 돌아가기만 하면, 웨이랜드 유타니는 내 발밑에 엎드릴 거야. 내가! 내가 신인류의 창조주가 되는 거라고! 흐흐흐... 하하하하!!

호프만이 미친 듯이 웃어젖히던 바로 그때였다. 구명정 밖에서 대지를 뒤흔드는 거대한 엔진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산성 폭풍이나 지진의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명백한 '인류의 추진기' 소리였다.

호프만 : (숟가락을 떨어뜨리며 두 눈을 크게 뜬다) ...엔진 소리? 배... 배다! 배가 왔어!! 데이빗! 날 데리러 왔다고!!

크레이터 위로 착륙한 것은 최신형 전함이 아니었다. 곳곳에 녹이 슬고 용접 자국이 가득한, UED 변방 부대의 낡은 의료선이었다.

해치가 열리고, 구형 CMC 강화복을 입고 시가를 입에 문 용병 대장과 무장한 대원들이 걸어 나왔다.

용병 대장 : 카악, 퉤. 이딴 산성 폭풍이 몰아치는 쓰레기 행성에 쓸만한 고철이 남아있긴 하겠냐? 타소니스에서 기계 놈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우리 같은 변방 찌끄레기들이 이런 무덤까지 파먹고 살아야 하다니.

대원 : 대장님! 저기 3년 전에 실종됐다던 UED 기함 프로메테우스 호의 잔해가 있습니다! 반응로만 뜯어 가도 꽤 돈이...

"여기요!!! 여깁니다!!!! 내가 살았소!!!!"

대원 : 뭐, 뭐야 저 미친 아재는?! 외계인인가?!

호프만 :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용병들 앞에 엎어진다) 하아... 하아... 마침내... 마침내 구조대가 왔군! 나는 호프만! 하버트 웨스트 호프만 박사요! UED 최고 연구 책임자이자, 웨이랜드 유타니의 새로운 구원자지!

용병 대장 : (어이없다는 듯 시가를 씹으며 총구로 호프만을 툭툭 친다) 호프만? 그게 누군데. 그리고 구원자라니, 이 아저씨 뇌가 산성비에 녹아버린 거 아냐?

호프만 : (품속에서 더러운 손으로 H-01 바이알을 치켜든다) 무례한 놈들! 이것이 보이지 않느냐! 신의 권능! 완벽한 진화의 열쇠! 이걸 들고 당장 UED 사령부로 가자! 내게 수백억 크레딧의 보상금을 안겨줄 테니, 너희 같은 쥐새끼들에게도 한몫 떼어주마! 흐하하하!


호프만은 드디어 자신의 야망이 이루어졌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광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용병들의 반응은 그의 예상과 달랐다. 그들은 호프만을 경외의 눈빛으로 보기는커녕, 서로를 쳐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용병 대장 : ...이봐, 영감. 당신 여기서 몇 년 처박혀 있었어?

호프만 : 3년! 무려 3년을 이 외로운 지옥에서 버텼다!

용병 대장 : 어쩐지 세상 돌아가는 꼴을 하나도 모르네. UED 사령부? 웨이랜드 본사? 지금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

호프만 : ...무슨 소리냐.

대원 : 지금 타소니스는 '제아'라는 깡통 인공지능이 점령해서 인간들을 벌레 잡듯 쏴 죽이고 있고! 코프룰루 밖에는 집채만 한 외계 벌레 새끼들이 촉수로 행성들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호프만 : 뭐...?

용병 대장 : 그런 똥물 같은 약 하나 들고 간다고 웨이랜드가 널 구원자로 떠받들 것 같아? 지금 인간들은 당장 내일 그 괴물들한테 잡아먹힐지 몰라서 다들 지하 벙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다고. 신인류? 염병하네, 당장 멸종하게 생겼는데.

호프만 : 아,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내가 창조주라고! 오세린 그 괴물년이 내 연구를 훔쳐 갔을 뿐이야!! 내게 권력이 있어!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호프만이 미친 듯이 발악하며 용병 대장의 멱살을 잡으려 했지만, 용병은 귀찮다는 듯 개머리판으로 호프만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호프만 : 크윽...!

용병 대장 : 미친 아재가 힘은 드럽게 세네. 어이, 일단 우주선에 실어. 아무리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라도, 저 3년 전 프로메테우스 호의 생존자라는 타이틀만 있으면 윗선에 포로로 팔아먹어서 담배 값이라도 벌 수 있을 테니까.


- 2099년 5월 2일, 저그 군단 수도성 "에덴"

5년이라는 시간은 진화의 군단에게 행성 하나를 완전히 집어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과거, 펄펄 끓는 마그마와 차가운 암석뿐이던 척박한 행성 '에덴'은 이제 우주에서 가장 거대하고 기괴한 생태계로 변모해 있었다. 지표면의 90% 이상이 보랏빛 점막으로 두껍게 덮였고, 수백 개의 거대한 군락들이 마천루처럼 솟아올라 유황 가스를 뿜어냈다. 하늘에는 한 마리였던 레비아탄이 수십 마리로 증식하여 태양 빛을 가리며 유영하고 있었다.

행성의 가장 깊은 중심부, 거대한 생체 둥지. 초월여왕 세린은 수천 가닥의 신경 다발에 연결된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숨결 하나하나에 수십억 마리의 저그 유기체들이 공명하며 움직였다.

아츠시 : 여왕님, 에덴의 모든 지열 에너지와 유기물 동화가 100% 완료되었습니다. 부화장들은 한계치까지 군단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세린 : (천천히 눈을 뜨며) 수고했어, 아츠시.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도 빠르고 훌륭하게 자라주었구나.

세린은 둥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수백만 마리의 저글링, 히드라리스크, 뮤탈리스크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군단을 이루며 대지를 덮고 있었다.

세린 : 하지만... 군단이 너무나 거대해졌어. 내 의지가 아이들의 발톱 끝 하나하나에까지 닿기에는, 우주는 너무 넓고 우리의 수는 너무 많아. 군단을 효율적으로 지휘할 '대리인'이 필요해.

아츠시 : 여왕님의 의지를 나눌 존재를 말씀이십니까?

세린 : 그래. 나를 대신해 아이들을 통솔하고, 적들을 찢어발길 군단의 뇌. 가장 포악하고, 동시에 가장 충성스러운 나의 첫 번째 자식.


세린의 시선이 둥지 중앙에 위치한, 집채만 한 거대한 고치를 향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세린이 자신의 가장 순수한 사이오닉 에너지를 집중시켜 잉태해 온 흉악한 창조물이었다.


잠시 후, 고치가 깨지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팔다리가 없는 거대한 뇌수, 혹은 거머리를 연상케 하는 끔찍하고도 위압적인 생명체였다. 군단의 역사상 최초의 정신체, 다고스의 탄생이었다.

다고스 : ...부르셨나이까. 나의 창조주. 나의 어머니, 여왕이시여.

세린 : (우아하게 허공을 유영해 다고스의 거대한 뇌수 위에 손을 얹는다) 일어났구나, 나의 다고스. 기분이 어때?

다고스 : 끝없는 굶주림과... 여왕님을 향한 절대적인 헌신이 온몸을 휘감고 있나이다. 여왕님의 적들의 뼈와 살을 씹어 삼키고 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세린 : (매혹적으로 미소 지으며) 완벽해. 너는 가장 호전적인 군단의 발톱이 될 거야. 다고스, 너에게 나의 티아마트 무리를 맡기마.

다고스 : 군단은 여왕님의 뜻대로. 명만 내리소서. 이 우주를 여왕님의 발밑에 바치겠나이다.


세린은 고개를 들어 붉은 화산재가 날리는 에덴의 하늘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게헨나 구역의 지도를 훑으며 다음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


세린 : 에덴은 훌륭한 요람이었지만, 너무 깊숙한 곳에 있어. 머지않아 저 멀리서 차가운 함대와, 쇳덩어리들이 우리를 죽이러 올 거야.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선... 절대 뚫리지 않는 최전선이자 군단의 심장부가 될 거대한 방패가 필요해.

아츠시 : 어디로 향할까요, 여왕님.

세린 : 이 구역에서 가장 뜨겁고 잔혹한 별. 테란 개척민들이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버려둔 용암과 화산의 행성.

세린의 머릿속 사이오닉 통신망을 통해, 궤도에 대기 중이던 수십 마리의 레비아탄들이 일제히 거대한 울음소리를 내며 응답했다.

세린 : 목표는 차 행성. 그곳을 군단의 새로운 본거지로 삼는다.

다고스 : 여왕님의 의지를 받들어, 차 행성을 군단의 불바다로 만들겠나이다!

수천만 마리의 군단 병력을 뱃속에 품은 수십 마리의 레비아탄들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솟아올랐다. 태양의 빛조차 가려버리는 압도적인 괴수들의 무리가 게헨나 구역의 심장부, 차 행성을 향해 거대한 차원 균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5년간의 침묵을 깬 군단의 첫 번째 대이동이자, 우주를 피로 물들일 끔찍한 재앙이 마침내 그 닻을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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