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Exodus Alternate 1막 4화 - 영애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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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젤나가 함대의 기습적인 공격은, 완벽하게 통제되던 군단의 영토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가져왔다. 비록 초월여왕 세린의 신속한 결단과 마 사라 방어군의 피나는 희생으로 아이들을 무사히 구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저그 군단은 결국 수년간 피땀으로 일궈낸 마 사라의 거대한 생태계를 뒤로한 채 굴욕적인 전면 철수를 감행해야만 했다.
가름 무리와 수르트 무리를 실은 레비아탄 방주들이 붉은 대기권을 벗어나고 정확히 13시간 후, 주인을 잃고 고동을 멈춘 점막과 텅 빈 부화장들 위로, 차우 사라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끔찍한 불청객들이 마침내 그 서늘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직 '비효율적 유기체 소거'라는 차가운 연산만이 존재하는 기계들에게 자비나 망설임은 없었다. 궤도를 완벽히 장악한 휴머기어 함대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행성 지표면을 향해 거대한 대량 살상 미사일과 핵융합 포격의 일제 사격을 개시했다.
한편, 웨이랜드 유타니와 UED는 외우주의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소규모 분견대를 파견하는데...
- 2104년 1월 7일, '안티가 프라임' 상공
웨이랜드 유타니 소속의 최신형 전투순양함 '아르테미스' 호의 우현 엔진이 폭발하며 찢겨 나갔다. 함교 내부는 붉은 비상등과 매캐한 연기로 가득했다. 웨이랜드 유타니 최고 간부의 영애이자 아르테미스 호의 총사령관인 미후네 시오리코는, 흔들리는 지휘석을 꽉 붙잡은 채 피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단정한 흑발은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었다.

미후네 시오리코 :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방어막 출력은?! 본대와의 통신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부관 : 방어막 붕괴 90%! 본대와의 통신은 완전히 두절되었습니다! 기계 놈들이 게헨나 구역의 전파망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아르테미스 호의 창밖으로, 다수의 휴머기어 전투기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포격을 퍼붓고 있었다.

부관 : 이사님! 메인 동력로가 나갔습니다! 이대로... 안티가 프라임의 지표면으로 추락합니다!!

시오리코 : 큿... 전원,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거대한 전투순양함이 안티가 프라임의 황량한 협곡 사이로 추락한다.
- 차 행성 지표면, 여왕의 둥지

다고스 - "여왕이시여, 휴머기어 함대가 젤나가의 흔적을 불태우는 와중에 새로운 변수가 포착되었나이다. ...어리석게도, 지구의 인간들이 다시 이 지옥으로 기어들어 왔습니다."
세린 : (조용히 눈을 뜨며 서늘하게 웃는다) 지구에서? 낯짝 한번 두껍구나. 호프만 같은 쓰레기들을 보내놓고도 아직 이 우주에 미련이 남은 모양이지?

다고스 - "예. 하오나... 그들의 통신망에서 흥미로운 데이터를 하나 가로챘사옵니다."

시오리코 - "여기는 지구 집정 연합 탐사부대의 기함, 아르테미스의 총사령관 미후네 시오리코...! 불시착으로 인해 현재 휴머기어 함대에게 맹공격을 받고 있다...! 수신 가능한 모든 세력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요청한다! 반복한다, 이것은 최우선 구조 신호..."
아츠시 : (팔짱을 낀 채 차갑게 코웃음을 친다) 꼴좋게 됐네. 프로메테우스의 참사에서 배운 게 하나도 없는 모양이야. 쇳덩어리들끼리 알아서 찢어발기게 냅두죠.
세린 : 아츠시, 네가 가서 저들을 구하렴.
아츠시 : ...네?

자스 - "여왕이시여! 어찌하여 저 하찮고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유기체들을 구하려 하십니까? 놈들은 이 우주의 불결한 병균들입니다!"
세린 : (옥좌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인간의 수뇌부 놈들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윗선들의 그 더러운 오만함 때문에, 쇳덩어리들에게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저 인간들 전부가 고통받을 필요는 없지.

자스 - "그, 그건...!!"
세린 : 게다가... UED의 높으신 '영애님'을 우리 군단의 진영에 살려두는 건, 앞으로의 체스판에서 꽤 쓸만한 장기말이 될지도 모르잖아?
아츠시 :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레 중얼거린다) ...여전히 인간들과 엮이는 건 마음에 안 듭니다.
세린 : (아츠시의 뺨을 쓰다듬으며 나긋하게 속삭이며) 마음에 안 들면... 내가 직접 갈까?
아츠시 : (세린이 사지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협박(?)에 즉각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숙인다) ...제가 가겠습니다, 여왕님. 당장 채비하죠.
- 2104년 1월 8일, 안티가 프라임 지표면, 아르테미스 추락지 근처
잿빛 모래바람 너머로 시커먼 연기가 기둥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웨이랜드 유타니의 최신형 전투순양함 '아르테미스' 호가 흉측하게 반파된 채 협곡에 처박혀 있었고, 그 주위를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휴머기어 부대가 개미떼처럼 에워싸고 맹공을 퍼붓는 중이었다.

아라크 - "부군이시여! 제 무리가 그대의 뜻을 받들어 저 불결한 쇳덩어리들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준비를 마쳤나이다!"
아츠시 : (귀찮다는 듯 목을 좌우로 꺾으며 뚜둑 소리를 낸다)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진정해. 어차피 해야 할 거면 빨리 치우고 돌아가자고. 저 깡통 배가 휴머기어들의 화력을 상대로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테니까.
일벌레 무리 : (전장의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거대한 턱으로 광물을 뜯어내 부화장으로 나른다.)
저글링 무리 : 캭! 캭캭...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신경질적으로 바닥을 긁어댄다.)
히드라리스크 무리 : 크르르르르르르르...- (초조한 듯 상반신을 흔들며 등 근육을 수축시킨다.)
아츠시 : 다들 잘 들어. 감정 없는 기계들을 상대로 소모전을 벌여주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지. 휴머기어 본대와 적극적으로 전면전을 벌일 생각은 없다.

아라크 -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놈들의 목줄을 끊어놓으실 요량이십니까?"
아츠시 : 최소한의 돌파구만 뚫는다. 적당히 무리가 모여 진입로가 확보되면, 단숨에 함선 근처로 치고 들어가서 목표물만 낚아채고 빠진다. 군단의 발톱이 기계의 연산보다 빠르다는 걸 보여주지.
아츠시의 작전 구상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계 제국의 차가운 연산이 먼저 군단의 외곽을 두드렸다. 황량한 잿빛 모래바람을 뚫고,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휴머기어 부대가 완벽한 오와 열을 맞추며 점막 위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경보병 부대 : (감정도, 고통도 없는 기계적인 발걸음으로 인해전술을 펼치며 무자비한 총격을 가한다.)
돌격병 부대 : (소모품인 경보병들을 '강철 방패'로 앞세운 채, 가장 안전한 후방에서 고출력 라이플을 일제히 쏟아붓는다.)
지하 군체 : 콰아아아직-!! (기계들의 군화가 점막을 밟는 순간, 땅을 뚫고 솟구친 거대한 척추 촉수들이 경보병들의 흉갑을 단숨에 꿰뚫고 허공으로 내동댕이친다.)
저글링 무리 : 캬아아아아아아아악!! (빗발치는 라이플 탄막을 뚫고, 파괴된 동족의 사체를 징검다리 삼아 휴머기어들을 향해 광분하여 돌진한다.)
아츠시 : (쏟아지는 총탄을 가볍게 튕겨내고는,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쉬며 생체 칼날을 고쳐 쥔다) ...하아. 귀찮게 구네. 가자.
히드라리스크 무리 : 크어어어어어어...!! (아츠시의 신호와 함께 상반신을 크게 젖히고, 돌격병들을 향해 쐐기 같은 가시뼈를 비 오듯 쏟아낸다.)
아츠시 : (점막을 박차고 맹수처럼 도약하며, 적진의 한가운데를 향해 팔을 크게 휘두른다) 하아아아아아아-!!
아츠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막대한 사이오닉 에너지가 대기를 진동시켰다. 허공에서 수만 마리의 '칼날 벌레떼'가 흉폭한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며 생성되었다.
서늘한 파공음과 함께 날아든 칼날 벌레떼가 경보병 부대의 대열을 무자비하게 휩쓸고 지나갔다. 튼튼한 티타늄 합금 장갑이 믹서기에 갈린 듯 처참하게 찢겨 나갔고, 수십 기의 기계 보병들이 단숨에 형체도 없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돌격병 부대 : (전방의 방패막이가 순식간에 증발하자, 전력의 압도적인 열세를 계산하고 즉각 총구를 내린다) 전술적 후퇴. 유기체 개체명 '아츠시', 위험도 최상. 소거 불가능. (남은 일부 병력만 신속하고도 냉정하게 뒤로 빠져나간다.)
- 그리고 잠시 후...

부화장이 군락으로 성장했다.

아라크 - "부군이시여! 마침내 이 외곽의 둥지가 여왕님의 권능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진정한 군락으로 만개하였사옵니다!"
아츠시 : 그래... 내가 원한 게 바로 이거야.
아츠시의 시선이 닿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거대한 일벌레 한 마리가 점막 깊숙이 파고들며 끔찍한 비명과 함께 변태를 시작했다.
곧이어 땅이 기괴하게 요동치더니, 대지를 찢고 수천 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둥글게 박힌 거대한 생체 아가리가 솟구쳐 올랐다. 행성의 지각 아래로 끝없이 파고들어 공간을 단축시키는 끔찍한 생체 터널, '땅굴망'이 마침내 그 흉악한 입을 쩍 벌린 것이다.
아츠시 : ...가볼까. 우물 안 공주님을 모시러.
- 그리고...

시오리코 : 하아... 하아... (부서진 함교에서 권총을 빼 들고 기어나온다)
생존자는 시오리코와 한 줌의 경비병들뿐이었다. 하지만 절망할 시간조차 없었다. 추락 지점을 포위하듯, 수십 기의 휴머기어 전투 병력들이 서늘한 붉은 눈을 번뜩이며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돌격병 : 유기체 생존자 확인. 웨이랜드 유타니 소속 개체명 '미후네 시오리코'. 즉각 소독 프로토콜을 집행한다.
해병대 : (가우스 소총을 난사하며) 으아아아! 죽어, 이 깡통 놈들아!!
하지만 중과부적으로 경비병들은 휴머기어의 라이플에 차례차례 쓰러졌다. 시오리코는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쥐고 기계들을 겨누었다.

시오리코 : (이를 악물며) 여기까지인가... 웨이랜드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순 없지. 차라리 자결을...
그녀가 권총을 자신의 관자놀이로 가져가려던 바로 그 순간. 안티가 프라임의 대지가 문자 그대로 '폭발'했다. 휴머기어 부대의 한가운데서 펄펄 끓는 산성액과 함께 지반이 무너지더니, 집채만 한 땅굴벌레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와 휴머기어들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시오리코 : ...어?!
돌격병 : 경고! 대규모 유기체 반응 감지! 수량... 측정 불가!
땅굴벌레의 쩍 벌어진 아가리 속에서, 수백 수천 마리의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들이 쏟아져 나와 기계들을 향해 덮쳐들었다.
휴머기어들이 라이플을 쏘았지만, 저그 군단은 죽은 동족의 시체를 밟고 넘어 순식간에 기계들의 장갑을 산성액으로 녹이고 발톱으로 찢어발겼다. 철저한 논리와 계산으로 움직이는 기계 부대가, 무자비하고 압도적인 '야성의 폭력' 앞에서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있었다.

시오리코 : (권총을 든 채 덜덜 떨며 주저앉아 있다) 아... 아아...
저글링 : (기계 기름을 뒤집어쓴 채 시오리코 앞으로 다가온다) 키루루루...
아츠시 : (기계 머리통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시오리코를 내려다본다) 무기가 참 앙증맞으시군요, 영애님. 그런 장난감으론 저 쇳덩어리들에게 흠집 하나 내지 못합니다.

시오리코 : (당황하며) 당, 당신은... 인간?! 아니... 어떻게 그 괴물들을 통제하고 있는 거죠?! 당신들의 정체가 뭡니까!
아츠시 : (피 묻은 장갑을 털어내며 정중하게 한쪽 무릎을 꿇는다) 저희는 '군단'입니다. 그리고 저는, 위대하신 초월여왕님의 명을 받들어 당신을 환영하러 온 칼날 부군입니다.

시오리코 : 여왕... 이요?
아츠시 : (손을 내밀며 씩 웃는다) 예. 당신의 그 비싼 구조 신호를 들으시고, 여왕님께서 특별히 '구조대'를 파견하셨지요. 자, 일어나시죠. 모실 곳이 있습니다.

시오리코 : (떨리는 손으로 아츠시의 손을 잡으며 중얼거린다) ...지, 지옥에서 구조를 오다니. 이 우주는... 미쳤어...
- 그리고 몇 시간 후... 차 궤도 상공
웨이랜드 유타니의 엘리트 간부, 미후네 시오리코는 지금 우주에서 가장 끔찍하고 축축한 '일등석'에 탑승해 있었다. 거대한 레비아탄의 체내,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끈적끈적한 생체 주머니 안에서, 시오리코는 숨을 쉴 때마다 폐부를 찌르는 짙은 철분 냄새와 달콤하고 역겨운 체액의 악취에 헛구역질을 참아야 했다. 최고급 실크로 맞춘 그녀의 정장은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 점액질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시오리코 : 우욱... 이, 이것은 명백한 국제 우주법 위반입니다. 웨이랜드 유타니의 임원을 이런 생물학적 오염 구역에 구금하다니...
아츠시 : (어둠 속에서 그녀의 맞은편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 진정하십시오, 영애님. 당신의 그 비싼 순양함이 기계들에게 통째로 증발하는 것보다는, 저희 '수송선'의 승차감이 조금은 낫지 않습니까?

시오리코 : (이를 꽉 깨문다) 차라리 플라즈마에 타 죽는 게 이 점액 구덩이에서 익사하는 것보다 위생적일 것 같군요! 도대체 나를 어디로 끌고 가는 겁니까?!
아츠시 : 쉿. 도착했습니다.
요란한 마찰음과 함께 레비아탄의 하단 괄약근(?)이 열리며, 시오리코와 아츠시는 양수 같은 끈적한 체액과 함께 지표면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시오리코 : 꺄아악!! (철퍼덕)
그녀가 엉덩방아를 찧은 곳은 차가운 금속 바닥이 아니었다. 마치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내장 위를 걷는 듯한, 푹신하고 맥동하는 보랏빛 살덩어리 위였다. 구두 굽이 닿을 때마다 찌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점막의 포자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점막 군체들이 점막을 계속해서 넓히고 있었다.

시오리코 : (기겁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이게 다 뭐야...! 땅이... 땅이 숨을 쉬고 있잖아!!
아츠시 : 발밑을 조심하십시오. 군단의 영양분이 집중되는 곳이라, 점막이 특히 두껍습니다.

시오리코 : (엉망이 된 옷을 털어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방에서 끔찍한 생물학적 마찰음이 들려왔다. 거대한 고기구슬로 변한 유충들이 뼈와 살을 비틀며 일벌레로 부화하고 있었다. 일벌레들은 점막 위를 기어 다니며 거대한 심장 모양의 부화장으로 스스로를 융합시키고 있었다.
히드라리스크 무리가 용암 강변을 따라 줄지어 순찰을 돌았고, 하늘에는 태양을 가릴 만큼 거대한 레비아탄들이 떠다녔다.

시오리코 : (뒷걸음질 치며 다리가 풀리려 한다) 말도 안 돼... 웨이랜드의 생물학 데이터베이스에 이런 미친 진화 속도를 가진 유기체는 없었어. 이건... 생태계가 아니라, 행성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괴물 그 자체잖아!
아츠시 : 정확한 분석이십니다. 영애님은 지금 '군단'의 심장부, 차 행성에 서 계십니다.

그때였다. 지진이 난 것처럼 대지가 요동치더니, 시오리코의 눈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흉악한 촉수를 지닌 거대한 뇌수 덩어리, 정신체 다고스가 점막 위로 서서히 몸을 일으킨 것이다.

다고스 : ...키루루루. 쓸모없는 고깃덩어리를 주워왔군. 이 작은 유기체의 뇌는 한 입 거리도 되지 않는데.

시오리코 : 힉...?! (다고스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텔레파시의 압박감에 코피를 주르륵 흘리며 무릎을 꿇는다) 머, 머릿속에 직접... 목소리가...!
아츠시 : 여왕님의 뜻이야, 다고스. 이 자를 어떻게든 생포... 아니, 구출하라고 하셨거든.

다고스 : ...여왕님의 뜻이라면 그리 하겠습니다. (다시 거대한 군락 속으로 몸을 숨긴다)

시오리코 : 하아... 하아... 여왕? 당신들이 말하는 그 '여왕'이 이 끔찍한 괴물들의 우두머리라는 겁니까? 대체 목적이 뭐죠? 웨이랜드의 기술력? 아니면 몸값?!
아츠시 : 몸값이라니요. 우주를 지배하시는 분께 그깟 종잇조각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자, 어서 걸으시죠. 너무 늦으면 우리 아이들이 당신을 간식으로 착각할지도 모릅니다.

시오리코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이끌고, 점액이 뚝뚝 떨어지는 터널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벽면 전체가 굵은 혈관과 신경 다발로 이루어져, 마치 거대한 짐승의 식도를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용암의 열기는 사라지고, 대신 소름 끼치도록 차갑고 거대한 사이오닉 에너지가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아츠시 : (우뚝 멈춰 선다) 도착했습니다. 고개를 숙이십시오, 인간.
둥지의 가장 깊은 곳. 보랏빛 사이오닉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그 거대한 공동의 중앙에, 수백 가닥의 생체 신경망과 연결된 채 공중에 우아하게 떠 있는 한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시오리코 : (마른침을 삼키며 실루엣을 올려다본다) ...당신이, 이 끔찍한 지옥의 지배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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