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Exodus Alternate 3막 10화 - 가장 큰 신성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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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4년 5월 22일, 타소니스 저궤도, 젤나가 세계함 근처
수백, 수천에 달하는 세 종족의 연합 함대가 상처 입은 거대한 젤나가 세계함을 빈틈없이 겹겹이 포위하고 있다.
잿빛 우주 공간을 가로지르며, UED의 자랑 알렉산더, 휴머기어의 붉은 긍지 부세팔루스, 그리고 저그 군단의 심장 세린의 레비아탄이 육중한 엔진음을 내며 세계함의 거대한 외벽을 향해 천천히 도킹을 시도한다.
그 숨 막히는 긴장감의 찰나, 세계함의 심장부로부터, 물리적인 소리가 아닌 소름 끼치도록 이질적이고 압도적인 사이오닉 텔레파시가 주변 일대의 모든 생명체와 기계의 코어를 향해 강제로 밀려 들어온다.
세린 : ...........!! 큭, 이 역겨운 파동은...!

스투코프 :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이건...- 단순한 텔레파시가 아니야. 머릿속을 강제로 열어젖히는 듯한 이 불쾌감은...!
헤르미온느 - "저희 젤나가 제국의 가장 고귀한 성소... 세계함에 당도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런 누추한 유기체와 기계의 몸으로 이곳에 발을 들인 건, 여러분이 처음이지요?"
호로비 : (조종간을 쥔 손에 뼈 소리가 나도록 힘을 주며 차갑게 노려본다) ...네년이, 이 모든 비극을 조장한 젤나가의 수괴냐.
헤르미온느 - "저는 대의회의 신관인 헤르미온느라고 합니다. 모든 젤나가 여신들을 대표하고, 또 그들을 섬기며... 이 우주의 칼라를 조율하고 있지요."
세린 : 선한 척, 자애로운 척 겸손 떨지 마라. 역겨우니까!! 네년의 그 오만한 통제와 실험 때문에 수많은 내 아이들이 끔찍하게 죽어갔어!! 그리고 코토하도...!!
헤르미온느 - "어머나, 오해하지 마시길. 저는 언제나 진심이랍니다?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 저는 지금껏 칼라를 통해, 당신들의 그 눈물겨운 투쟁을 마치 제 일처럼 흥미롭게 지켜보았답니다. 그리고 아주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죠. ...저희의 멍청한 여신들과 미개한 신민들에 비해, 당신들은 아주 훌륭한 '가치'를 증명해 냈다고요."
개리 : (전자담배를 거칠게 씹어 뱉으며) 가치? 지금 장난해?! 입만 열면 개소리가 줄줄 나오네!!

스투코프 : (팔짱을 낀 채 차갑게 응시하며) 혀가 길군. 대체 무슨 헛소리가 하고 싶은 건가.
헤르미온느 - "여러분, 이 싸움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당신들은 지금껏 필사적으로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피와 쇳물을 흩뿌리며 마침내 이 절대적인 세계함의 외벽을 부수기까지 했지요. 그 투쟁심은 정말 신들조차 본받을 만합니다만... 그래서요?"
호로비 : 우리가 피 흘린 모든 헌신이 헛수고라는 말이냐.
헤르미온느 - "예. 그대들 필멸자들은 무기를 들고 발악하여 저희를 일시적으로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감히 고귀한 여신들의 육신을 몇 번이고 찢어발겼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저희가 전능한 '신'이라는 우주의 진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당신들이 한낱 '필멸자'라는 비참한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리 : 웃기지 마라... 뭐가 여신이냐!! 너희가 신이라고?! 그저 지독한 오만과 허영심에 빠져서 우주를 짓밟고 학살밖에 못하는 사이코패스 괴물년들 주제에!!
헤르미온느 - "예, 정답입니다. 제 동족들이지만... 참으로 오만하고 허영심에 찌든 한심한 족속들이지요."
세린 : ...뭐...?
헤르미온느 - "하지만- (서늘한 눈빛으로 스투코프를 꿰뚫어 보며) 그 오만하고 멍청한 자들에게 창조되고, 수천 년간 지배당하며 엎드려 빌었던 미개한 피조물들이 바로 당신들 아닙니까? 당신들 '인류'를 빚어낸 여신 아에트나 따위는, 저희 대의회 기준으론 그저 일개 말단 관료나 시골 성직자에 불과했답니다. 당신들이 신이라 떠받들던 야훼, 제우스, 아후라 마즈다... 그들 전부가 말이지요!"

스투코프 : (눈동자가 흔들리며 주먹을 꽉 쥔다) ...우린, 우리 인류의 기나긴 역사는... 결국 너희 젤나가의 일개 졸개들에게 놀아난 거대한 연극판이었단 말인가.
헤르미온느 - "이제 우주의 섭리를 깨달으셨겠지요. 그러니 특별한 가치를 증명한 당신들에게, 이 신관이 겸손히 제안합니다. 무의미한 전쟁은 이쯤에서 관두고... 당신들의 종족을 이끌고 평화롭게 저희 대의회에 귀순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리만 해준다면, 당신들 네 명에겐 특별히 저를 직접 보좌하는 영예로운 자리를 내려드리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당신들이 제 밑의 다른 멍청한 집행관들보다는 훨씬 더 쓸만할 것 같거든요."
호로비 :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읊조린다) ...호오. 참으로 탐나는 제안이군.
개리 : (경악하며 호로비를 쳐다본다) 야, 호로비!! 너 지금 돌았냐?! 무슨 미친 소리를-
호로비 : ...허나 거절한다.
헤르미온느 - "...호오?"
호로비 : 나는 스스로가 전능한 신이라도 되는 양 오만하게 지껄이는 녀석들의 면상에 대고... 단호히 'NO'라고 말해주며 절망시키는 것을 가장 좋아하거든.

스투코프 : 하! 그래. 역시 자네다워.
세린 : 우후후... 정말이지, 깜짝 놀랐잖아. 기계 녀석이 농담도 다 할 줄 알고.
헤르미온느 -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겸손하고 자애로운 신관이니, 방황하는 탕아들에게 기회를 무한히 드리도록 하지요. 세계함의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제가 직접... 당신들을 맞이하겠습니다."
스투코프, 호로비, 개리, 세린 : ....................-
세계함의 거대하고 육중한 금속 격벽이 불길한 마찰음을 내며 천천히, 마치 괴물의 아가리처럼 열리기 시작한다. 네 명의 영웅들은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그 심연을 향해, 묵묵히 무기를 쥔 채 발걸음을 옮긴다.
- 잠시 후, 젤나가 세계함 내부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영웅들을 맞이한 것은... 혼종들이었다.
세린 : 조심해, 혼종이야!
스투코프 : 꽤나 격렬한 환영 인사로군.
혼종 파괴자 부대 : 모두가 굴복하리라-!! (사이오닉 폭풍을 난사한다)
개리 : 이런 미친?!
호로비 : 피해라! (회피하면서 화살을 난사한다)
세린 : 하아아아아아아아...!! (고속 산란을 한다)






알이 깨지며 맹독충들이 태어난다.
맹독충 무리 : 캬아아아아아아아아!! (자폭한다)
스투코프 : 젤나가의 노예들이여... 영원히 잠들어라. (조륨 탄환을 난사한다)
혼종 파괴자 부대 : 크어어어어어어어억?! (산화한다)
공허 기사 부대 : 신관께서 너희의 죽음을 예견하셨으니, 우린 그 예언을 신벌로써 실현시키리라.
세린 : 큿...!! (부식성 번개를 난사한다)
스투코프 : 헤르미온느가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 (체인소 건을 휘두른다) 그 시험에 응하도록 하지.
공허 기사 부대 : 크어어어어어어어...!! (산화한다)
혼종 헬레틱 부대 : 너희를 기다리는 건 오직 어둠뿐이다... (신멸 광선을 난사한다)
호로비 : 어둠이 나쁘다는 건 편견이로군. (에너지 화살을 난사한다)
개리 : 죽어 새끼들아! (방울탄을 난사한다)
혼종 헬레틱 부대 : 크으아아아아아아악...!! (산화한다)
말살자 : 순수한 형체. 순수한 정수. 미천한 피조물들이여, 너희의 보잘것없는 힘을 증명하라! (위상 분열포를 쏘며 전진해온다)
스투코프 : 증명할 시간조차 아깝군. (결박탄을 발사한다)
말살자 : 크어어어어어어억...?! (정지된다) 너희는... 우리 젤나가의 끔찍한 실패작이다. 영광스러운 형체와 정수, 그 어느 것도 갖추지 못한 불결한 것들...!!
스투코프 : 그래? 그렇다면 그 알량한 신앙 대신, 우리 UED의 '순수한 기술'이나 맛보시지. (철갑탄을 난사한다)
말살자 : 위대한 신, 관이시여...- (폭발한다)
세린 : 순수한 정수와... 순수한 형체. ...오만한 젤나가년들은 코토하를 납치해서 억지로 젤나가로 개조해버렸지. 대체 왜 하필 코토하였을까? 그 녀석한테... 놈들이 지껄이는 그 망할 '소양'이란 게 있었단 걸까...?
개리 : 하아, 머리 아프게 그런 뜬구름 잡는 소리 좀 하지 마. 난 '예언'이니 '정수'니 하는 헛소리엔 좆도 관심 없으니까. 내 알 바는 눈앞에 튀어나오는 외계인 놈들 뚝배기를 부수는 것뿐이야.
호로비 : 쓸데없는 고민이다, 세린. 네가 품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저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젤나가의 수괴께서 아주 친절하게 알고 계실 테니까.
세린 : ...................-
호로비 : ...가자. 놈들의 목줄을 쥐고 억지로라도 대답을 듣도록 하지.
- 그리고 잠시 후... 젤나가 세계함 최심부
격전의 소음이 아득하게 멀어질 만큼 기괴할 정도로 고요한 심장부. 그곳엔 화려하고 거창한 옥좌 대신, 알 수 없는 우주의 문자가 아로새겨진 거대한 고풍스러운 석판만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 1억 젤나가의 정점이자 칼라의 지배자인 헤르미온느가 고요히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다.
호로비 :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천천히 다가가, 팽팽하게 당겨진 에너지 장궁을 그녀의 미간을 향해 겨눈다.)
스투코프 : ...이게 그 오만방자한 여신들의 수장이란 말인가. 내 오랜 세월 우주를 떠돌았지만... 인정하긴 싫어도 실로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다운 외형이군.
세린 : 입을 열어라, 젤나가!! 네년이 내게, 우리 모두에게 해명해야 할 말이 아주 많을 텐데!
헤르미온느 : .......................- (미동조차 없다)
호로비 : (서늘한 눈빛으로 활시위를 더욱 팽팽히 당긴다) ...못 들은 척, 초연한 척하는 것도 거기까지다. 끝까지 입을 다물겠다면, 내 손으로 직접 그 고귀한 목줄을 끊어주지.
헤르미온느 : (천천히, 아주 우아하게 눈을 뜨며 일어선다) ...우리는, 끝없는 공허에서 태어났습니다.
세린 : (움찔하며) ...............!!
헤르미온느 : 우리의 신성하고도 유일한 목적은, 이 우주라는 거대한 정원을 가꾸고 무한한 생명을 일궈내는 것. 저희의 위대한 시조이신 유미르께선 그리 믿으셨지요.
개리 : (코웃음을 치며 바닥에 침을 뱉는다) 까고 자빠졌네. 정원 가꾸기? 그래서 지금 온 우주에 불을 지르고 우리를 벌레 잡듯 죽여대고 있는 거냐? 허울 좋은 여신은 얼어 죽을, 그냥 피에 굶주린 외계 괴물년들이잖냐!!
헤르미온느 : (개리의 조롱에도 흔들림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예,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제 동족들은 태생적으로 지나치게 오만하여, 그 통제되지 않는 힘으로 서로를 해치기 일쑤였죠. 그래서 우리 대의회는 그들을 이끌고 '제국'의 이름하에 하나로 통제했습니다. 그리고... 끝없는 창조를 행했지요. 마치 당신들 인류가 기계와 생명을 빚어냈던 것처럼 말입니다.
스투코프 : 그렇다면 대체 우리 인간을 왜 창조한 거지? 그리고 왜 이제 와서 멸종시키려 드는 거냐.
헤르미온느 : 더 완벽한 창조를 위해선, 때로는 낡은 것을 지우는 '파괴'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당신들은 안타깝게도 실패작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새로운 도화지에 더 완벽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존의 얼룩을 지워내려 했을 뿐입니다.
호로비 : 계속해서 그들을 '실패작'이라 부르는데... 인류가 대체 왜 실패작이라는 거냐. 그 인류의 손에서 창조된 피조물인 내 연산 회로로서는, 그 근거 없는 전제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군.
헤르미온느 :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주의 정점에 달한 종족. 그렇기에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것 외에는 존재의 의의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갈망했습니다. 어떠한 형태적 결함도 없는 '순수한 형체',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자아를 유지하는 '순수한 정수'. 그 두 가지를 완벽하게 갖춘 피조물만이, 저희 젤나가를 진정으로 완성시켜 줄 것이라 믿었지요.
스투코프 : 그래서? 그 뜬구름 잡는 소리가 우리가 왜 실패작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인가?
헤르미온느 : 예. 하지만 아에트나의 오판과는 달리, 당신들 인류는 '완벽한 실패작'은 아니었습니다. 극히 낮은 확률이었지만, 스스로 진화하며 순수한 정수와 형체의 파편을 동시에 가진 돌연변이들이 태어나기도 했으니까요. ...게다가, 창조주인 저희도 예상치 못한 일을 해냈죠. 자신들보다 더 뛰어난 '새로운 피조물'들을 창조해 낸 게 바로 당신들 아닙니까?
세린, 개리 : (놀란 눈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
헤르미온느 : 인류가 빚어낸 영원한 기계, 휴머기어. 그리고 생명의 극한을 추구한 저그. ...인정하죠. 비록 프로토스와 상헬리처럼 저희가 정성을 다해 빚어낸 피조물들이 완벽에 가까울지언정, '완벽 그 자체'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실패작인 인류가 만들어낸 당신들을 저희의 기술로 융합하여 재탄생시킨 '혼종'은, 저희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마침내 완벽에 가까워진 것이지요.
호로비 : ...그 말인즉슨, 우리는 결코 실패작이 아니란 말이냐?
헤르미온느 : 예. 콧대 높은 제 동족들은 부정할지 모르나, 당신들 기계는 영원불멸한 '순수한 형체'에 닿았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기술과 결합한 혼종 헬레틱은 그토록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세린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세린 : (움찔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선다) 뭐, 뭘 보는 거냐...!!
헤르미온느 : 당신들 저그는...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불굴의 정신, 즉 '순수한 정수'를 지녔습니다. 그 정수가 프로토스나 상헬리의 육신과 융합하여 가장 고귀하고 파괴적인 힘을 내었지요.
스투코프 : 하! 이거 인간 체면이 영 말이 아니군. 정리하자면... 휴머기어는 껍데기가 튼튼해서 너희 기계들의 좋은 '부품'이 되었고, 저그는 독종이라서 너희 애완동물들의 좋은 '혈청'이 되었다는 소리냐?
호로비 :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군. 정작 전능하신 '신'이라 자칭하는 너희들이 직접 이뤄낸 건 아무것도 없다.
헤르미온느 : ...뭐라고요?
호로비 : 네가 방금 지껄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산해 보지. 너희는 수천 년간 순수한 형체와 정수를 추구했으나, 정작 스스로의 힘으로는 진정으로 그 둘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우리를 이용해야만 했으니까.
세린 : ...맞아. 그 두 개가 합쳐지면 너희 젤나가와 동격인 존재가 탄생한다고 했지. 코토하가 바로 그 증거야. 하지만 코토하를 제외하면, 너희가 억지로 이어 붙인 그 조잡한 혼종들 중에 코토하만큼 강한 녀석은 단 한 마리도 없잖아?
헤르미온느 :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며 입술을 깨문다) ........................!!
개리 : 푸하하하!! 하, 씨발 맞네! 야, 우리가 그 순수한 형체니 뭐니 그렇게 대단하고 고귀한 거라면... 아까 입구에서 튀어나오던 그 헬레틱 새끼들은 왜 그렇게 허접하고 약해 빠진 건데? ㅋㅋ 껍데기는 최고급인데 융합하는 너희 기술이 딸려서 그런 거 아냐? 어휴, 신이라면서 기술력 꼬라지 하고는!
호로비 : 네가 말하는 그 잘난 '완벽'은 허망한 환상일 뿐이다. 너희의 손에서 태어난 혼종들의 그 끔찍한 불완전함은... 억지로 끌려간 우리의 탓이거나, 아니면 그걸 융합한 너희 기술의 한계다. 어느 쪽이든 간에, 신인 주제에 스스로의 힘으로는 완벽함을 단 하나도 창조하지 못하는 무능한 종족이라는 뜻이지.
헤르미온느 : (분노로 인해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
스투코프 : 쉽게 말해, 너희 고귀하신 신들은... 우리 '실패작 인간'들이 쓰레기통에 흘리고 간 부스러기나 허겁지겁 주워 먹는 기생충에 불과하다는 거지.
헤르미온느 : ...너희들을 실패작이라 부르는 건, 너희 인간들이 단순히 무능하고 나약해서가 아니다.
스투코프 : 호오? 그렇다면? 고결하신 신들께서 우리 미개한 인류에게 감정적인 '증오'라도 품으셨다는 건가?
헤르미온느 : 증오라. 그래... 우리가 너희에게 그런 감정도 심어주었지. 너희는 모든 감정을 알게 되었지만, 이는 너희의 진화에서 우리가 결코 예상한 바가 아니었다. 우리는 너희들을 돌보았고, 암흑 속에서 불을 주었으며, 비바람을 막을 건축물을 지어주었다. 너희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을 선사했지.
세린 : 뭐...?
헤르미온느 : 너희는 우릴 섬겼고, 우리는 저 위에서 우리의 피조물을 예찬했지. 하지만 우리는 너희가 그 축복받은 땅에서 서로를 죽이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키길 수없이 반복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아야만 했다. 우리는 다시 돌아와 너희의 영혼을 구제해주려 했으되,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는 자비를 베풀었다.
호로비 : (활시위를 당긴 채, 그녀의 뿜어내는 이질적인 압박감에 섣불리 화살을 놓지 못한다) .......................-
헤르미온느 : 그러나 너희는 구제 불능의 야만스럽고 폭력적인 족속이었지. 그래서 우리는 너희를 한 번 더 구제해주었다. 한 어머니의 아이를 데려가 가르침을 주고, 삶과 창조의 의미를 알려주었지. 그로 하여금 너희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주라고, 기꺼이 다시 낙원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너희는 그 자를 십자가에 매달아 벌했다!! 생명의 열매를 선사했거늘, 그것이 썩어 문드러지도록 내팽개쳤단 말이다! 그런데 감히 내 앞에서 증오를 말하느냐? 다가올 휴거에나 대비해라!
개리 : 이, 이 미친년... 논리로 쳐맞더니 팩트 폭력에 존나게 빡친 모양이야!!
헤르미온느 : (딱총나무 지팡이를 들고) 우리가 정녕 순수한 정수와 순수한 형체를 창조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천만에. 너희 인류 중 극히 일부에게 발현된 그 돌연변이의 편린 자체가 우리의 권능을 증명한다. 허나... 우리는 너희 인류라는 끔찍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기로 결심했을 뿐이다.
스투코프 : 무슨 의미냐...!!
젤나가 성유물, 판도라 박스의 에너지가 헤르미온느의 지팡이에 흡수된다.
헤르미온느 : 우리의 창조욕은 끝이 없느니라. 창조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지. 하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창조하는 모든 생물은... 결코 창조자인 우리를 능가하지 못하리라. 모든 피조물은 고통받을지어다!!
세린 : 큭...! 어, 엄청난 사이오닉 파동이...!! 숨을 쉴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 : 모든 의지는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태어날 것이며, 끝없는 방황 속에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어다! 모든 피조물은 실패와 좌절만을 맛보게 될 것이며, 두 번 다시 창조자에게 감히 맞서지 못할지어다!!
판도라 박스의 빛이 세계함 전체를 물들인다.
헤르미온느 : 침묵에 귀를 기울여라. 천만 년에 걸친 기나긴 침묵을 들어라. 이제 이 우주에는 탄생의 경이로운 울음소리가 아닌, 흐느껴 우는 절망의 비명만이 들릴 것이다. 으스러질 듯한 무게로 너희의 젊음과 희망을 모조리 짓밟으리라. 앞으론 의지도, 자유도 없을 것이다. 오로지 고통스러운 죽음만이 있을 것이며... 결코 그 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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